- 과학향기 for Kids
- 에피소드
에피소드
[과학향기 for Kids] 설치류, 작은 손톱 하나로 지구 정복?
<KISTI의 과학향기> 제3190호 2025년 10월 27일다람쥐가 도토리를 들고 오물오물 먹는 걸 본 적 있나요? 조그만 손으로 도토리를 꼭 붙잡고 껍질을 벗기는 모습이 참 귀여운데요. 그런데 자세히 보면, 다람쥐 손가락 끝에 사람처럼 납작한 엄지 손톱이 달려 있는 걸 알 수 있어요. 손톱은 사람만 있는 거 아니냐고요? 다람쥐가 속한 설치류에게도 손톱이 있답니다. 그리고 이 작은 손톱이 바로 설치류가 지구에서 가장 번성한 포유류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해요.
사진 1. 다람쥐와 같은 설치류에도 사람처럼 엄지손톱이 있다. ⓒshutterstock
설치류는 어떤 동물?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쥐, 다람쥐, 햄스터 같은 동물들을 모두 ‘설치류’라고 불러요. 설치류의 가장 특별한 점은 바로 ‘이빨’에 있어요. 위아래 턱에 아주 날카롭고 단단한 앞니가 한 쌍씩 있는데, 이 앞니가 평생, 계속 자라요. 그래서 설치류는 나무껍질이나 딱딱한 견과류 같은 것을 계속 갉아먹으면서 앞니를 닳게 해 길이를 조절해야 해요. ‘설치’라는 이름도 '갉는 이빨'이라는 뜻에서 나왔답니다.
설치류는 젖을 먹여 키우는 포유류 중에서 종류가 가장 많아요. 지금까지 알려진 설치류 동물만 무려 2500종이 넘고, 지구에 사는 모든 포유류의 약 40%를 차지할 정로 많은 수를 자랑하죠. 몸집도 작은 설치류가 어떻게 이렇게 번성할 수 있었던 걸까요?
지구 정복(?)의 비결은 엄지손톱!
그 답을 찾기 위해 브라질, 미국, 영국 등 국제 공동 연구팀은 세계 곳곳에서 433속의 설치류 표본을 모아 분석했어요. 각 동물의 앞발을 자세히 관찰해, 엄지에 손톱이 있는지, 혹은 발톱이 있는지를 확인했어요. 그리고 먹이 습성과 생활 방식을 비교했죠.
그 결과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어요. 설치류의 86%가 사람처럼 ‘엄지손톱’을 가지고 있었던 거예요. 이건 엄지손톱이 아주 오래전 설치류의 조상에게서부터 이어진 특징이라는 뜻이에요.
다른 동물들은 대부분 뾰족한 발톱을 갖고 있어요. 발톱으로 땅을 파거나, 나무에 매달리거나, 먹이를 붙잡죠. 그런데 설치류는 왜 다른 동물들과 달리 엄지손톱을 갖게 됐을까요? 엄지손톱이 먹이를 먹는 데 아주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에요. 다람쥐는 단단한 도토리나 호두껍질을 이빨로 깨물기 전에 손으로 꼭 잡고 돌리는데요. 이때 납작한 엄지손톱 덕분에 미끄러지지 않고 먹이를 잡을 수 있어요. 연구팀은 “엄지손톱 덕분에 설치류는 경쟁자 없이 영양이 풍부한 견과류를 먹을 수 있었고, 다양한 종으로 번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답니다.
물론 모든 설치류가 엄지손톱을 가진 건 아니에요. 땅속에서 굴을 파는 두더지쥐 같은 동물은 뾰족한 발톱이 더 유용하기 때문에 손톱 대신 발톱을 가지고 있어요. 손톱도, 발톱도 없는 설치류도 있고요. 같은 설치류라도 사는 환경과 먹이 습성에 따라 다르게 진화한 거죠.
이런 변화가 쌓이고 쌓여서 지금의 설치류는 지구 어디에서나 살아가는 ‘적응의 달인’이 되었답니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도토리를 쥔 다람쥐는, 설치류가 얼마나 영리하게 지구에 적응해 왔는지를 보여주고 있을 거예요.
※ 교과서 연계 - 이번 과학향기 에피소드는 어떤 교과 단원과 관련돼 있을까?
3학년 2학기 과학 - 동물의 생활
5학년 2학기 과학 - 생물과 환경
3학년 2학기 과학 - 동물의 생활
5학년 2학기 과학 - 생물과 환경
글: 오혜진 동아에스앤씨 기자 / 일러스트: 감쵸 작가
추천 콘텐츠
인기 에피소드
-
- [과학향기 for Kids] 거대한 모아이가 걸어서 움직였다?
- 여러분, 사람 얼굴 모양의 커다란 돌조각을 본 적 있나요? 이 돌조각의 정체는 바로 남반구 칠레의 작은 화산섬, ‘이스터섬’에서 볼 수 있는 ‘모아이’라고 해요. 이 섬에는 무려 1,000개에 가까운 모아이가 세워져 있는데요. 크기는 3.5m~10m, 무게는 20~100t 가까이 된다고 해요. 개수가 많은 만큼 다양한 크기가 존재하는 거죠. 그런데 더...
-
- [과학향기 for Kids] 수력 엘리베이터로 피라미드를 건설했다고?
- 이집트의 피라미드는 인류 역사상 가장 수수께끼 같은 건축물 중 하나입니다. 피라미드는 고대 이집트 왕인 파라오의 무덤으로, 기원전 2600년경부터 세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큰 피라미드로 알려진 쿠푸 왕의 피라미드는 약 230만 개의 돌로 이뤄져 있는데, 돌 하나의 무게가 무려 2t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지금처럼 과학기술이 발달하지 않았...
-
- [과학향기 for Kids] 2025년, 푸른 뱀의 해…뱀은 어떤 동물일까?
- 어느덧 2025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는 기다란 몸으로 기어 다니며, 먹잇감을 단숨에 삼켜버리는 ‘푸른 뱀’의 해인데요. 뱀은 무서운 포식자지만, 다른 동물들과 달리 신기한 점도 많습니다. 푸른 뱀의 해를 맞아 뱀에 대한 놀라운 사실을 살펴보고, 푸른 뱀이 정말로 있는지도 알아봅시다. 뱀이 다리 없이도 빠른 이유는? 뱀은 다른 동물들과 달리...
이 주제의 다른 글
- [KISTI의 과학향기 for kids] 초파리에 착! 작은 기생충의 점프 비결
- [과학향기 Story] 운동하는 예비 아빠, 튼튼한 아들 낳는다!
- [과학향기 Story] 엉덩이로 숨쉬기? 인간 대상 실험 첫 성공
- [과학향기 Story] 아름다운 자연 풍경, 고통을 ‘진짜로’ 덜어준다
- [과학향기 Story] 붉은 행성에 남겨진 단서,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할까?
- [과학향기 Story] 다이어트 고민, 부작용 싹 없앤 ‘녹차 비만약’으로 해결?
- [과학향기 Story] 귀성길 멀미, 약 대신 음악으로 잡는다?
- [과학향기 for Kids] 척척 붙는 빨판상어의 비법, 접착제로 변신!
- [과학향기 for Kids] 감자의 탄생 비밀? 바로 토마토에 있었다!
- [과학향기 Story] 사랑은 숨겨도 가려움은 숨길 수 없는 이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