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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향기 for kids] 초파리에 착! 작은 기생충의 점프 비결
<KISTI의 과학향기> 제3196호 2025년 11월 24일초파리는 작고 빠르게 움직여서 잡기가 참 힘들어요. 그런데 이런 초파리 몸에, 아주 작은 기생충이 점프해서 달라붙는다면 믿을 수 있나요? 이 기생충은 자기 몸길이보다 훨씬 높은 곳까지 한 번에 뛰어올라 초파리 등에 올라탄답니다. 높이뛰기 선수도 아닌데,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한 걸까요?
땅속의 작은 점프 선수, 선충
우선, 이 기생충의 이름은 ‘곤충병원성 선충’이에요. 이름이 조금 어렵지만, 쉽게 말하면 땅속에 살면서 곤충에 붙어 사는 기생충의 한 종류예요. 이 선충은 평소에는 땅속에 살다가, 머리 위로 곤충이 지나가면 몸을 동그랗게 말았다가 힘껏 풀며 점프해요. 점프 높이가 놀라운데, 무려 자기 몸길이의 25배나 된다고 해요. 사람으로 치면 한 번에 30m나 되는 빌딩 꼭대기까지 뛰는 셈이죠.
이렇게 뛰어올라 곤충 몸에 닿는 순간, 선충은 자기 몸속에 있는 세균을 곤충 안으로 넣어요. 이 세균이 곤충을 빠르게 죽이면, 선충은 세균과 곤충의 몸을 먹으며 번식하죠. 조금 오싹하지만, 선충이 살아가는 생존 전략이랍니다.
점프의 비밀은 ‘정전기’
그렇다면 이 선충은 어떻게 초파리 같은 곤충에 정확하게 달라붙을까요? 최근 미국 에모리대학교와 UC버클리의 과학자들이 그 비결을 밝혀냈답니다. 비밀은 바로 ‘정전기’였어요. 정전기는 물체에 있는 아주 작은 전기 알갱이(전하)가 한쪽으로 몰리면서 생기는 힘이에요. 세상 모든 물체는 플러스 전하와 마이너스 전하를 모두 가지고 있어요. 평소에는 이 두 전기가 똑같은 양으로 섞여 있어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죠.
그런데 물체끼리 서로 문지르거나 스치면, 전하의 양이 달라질 수 있어요. 그래서 한 쪽은 플러스 전하가 많아지고, 다른 쪽은 마이너스 전하가 많아지기도 하죠. 이렇게 전하가 한쪽으로 몰리면 물체들이 서로 달라붙거나, 반대로 툭! 하고 밀어내는 힘이 생겨요. 이게 바로 정전기예요. 겨울에 스웨터를 벗을 때 파직! 소리가 나거나, 머리카락이 빗에 착 붙어 버리는 것도 바로 이런 정전기 때문이랍니다.
초파리와 선충 사이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져요. 초파리가 날갯짓하면 몸 주위에 수백 볼트(V)나 되는 정전기가 생겨요. 이때 선충은 초파리와 반대되는 전기를 만들고, 이 힘으로 초파리에 끌려가는 거예요.
연구팀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실험을 했어요. 초파리 몸에 아주 작은 전선을 붙여서 정전기를 더 강하게 만든 뒤, 선충이 얼마나 잘 달라붙는지 관찰했죠. 그 결과 전선을 붙이지 않은 초파리에는 선충이 19번 중 1번만 성공적으로 달라붙었어요. 그런데 초파리에 800V의 전기를 넣었더니, 성공률이 80%나 됐답니다. 정전기가 강해질수록 선충이 더 착! 하고 잘 달라붙은 거죠.
정전기를 이용해 살아가는 생물들은 생각보다 많아요. 진드기와 벌, 거미 등도 정전기를 이용해 다른 곤충에 올라타거나 꽃가루를 모으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연구팀은 “작은 생물들의 정전기 현상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며 이번 연구가 그 비밀을 푸는 좋은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답니다.
※ 교과서 연계 - 이번 과학향기 에피소드는 어떤 교과 단원과 관련돼 있을까?
3학년 1학기 과학 -동물의 한살이
6학년 2학기 과학 - 전기의 작용
3학년 1학기 과학 -동물의 한살이
6학년 2학기 과학 - 전기의 작용
글: 오혜진 동아에스앤씨 기자 / 일러스트: 감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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