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위터로 공유하기
  • 페이스북으로 공유하기
  • 프린트하기
  • 텍스트 파일로 다운로드하기

에피소드

[과학향기 for kids] 무서운 곰의 변신! 성격도 입맛도 바꾼 이유는?

<KISTI의 과학향기> 제3033호   2026년 02월 23일
여러분은 ‘곰’ 하면 어떤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오르나요? 동화책 속에 나오는 귀엽고 푸근한 테디 베어인가요? 아니면 꿀을 좋아하는 엉뚱한 곰돌이인가요? 하지만 실제 자연 속에서 만나는 곰은 날카로운 발톱과 커다란 몸집을 가진 아주 무서운 맹수예요.
 
실제로 2025년 일본에서는 곰이 마을까지 내려와 사람을 공격하는 바람에, 무려 230명이 넘는 사람들이 다치거나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어요. 기후 변화로 산에 먹이가 부족해진 곰들이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민가로 내려오면서 사람과 자꾸 부딪히게 된 거죠.
 
사진1
그림 1. 곰은 날카로운 발톱과 커다란 몸집을 가진 맹수다. 지난해 일본에서는 먹이가 부족해진 곰이 마을로 내려와 사람을 공격하는 일이 잦아 큰 피해를 입었다. ⓒShutterstock

그런데 전 세계의 모든 곰이 이렇게 사나운 것만은 아니랍니다. 어떤 곰들은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 ‘순둥이’가 되기도 하고, 고기 대신 ‘샐러드’를 선택하기도 한다는데요. 곰들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이탈리아 아펜니노 불곰, “나 이제 순해졌곰!”

이탈리아 중부의 아펜니노 산맥에는 아주 특별한 곰들이 살고 있어요. 바로 ‘아펜니노 불곰’인데요. 이들은 유럽이나 아시아의 다른 불곰들보다 몸집이 더 작고, 머리 모양도 독특해요. 무엇보다 가장 놀라운 점은 성격이 아주 온순하다는 거예요!
 
이 곰들은 왜 이렇게 순해졌을까요? 그 이유를 찾기 위해 이탈리아 페라라대학교 연구팀은 아펜니노 불곰의 유전자를 분석했어요. 그 결과, 약 2,000년 전 로마 시대부터 인간과 가까이 살면서 변화가 일어났다는 걸 알게 됐어요. 사람들이 농사를 지으려고 숲을 깎아내자 곰들의 살 곳이 좁아졌고, 인간과 자주 마주치게 됐죠.
 
이 과정에서 사람에게 덤비는 공격적인 곰들은 살아남기 힘들었어요. 대신 겁이 많거나 성격이 온순해서 인간을 잘 피하는 곰들이 살아남아 새끼를 낳았고, 그 성격이 자손들에게 그대로 이어진 거랍니다. 인간이 의도한 건 아니지만, 공격성이 줄어드는 방향으로 곰들을 진화시킨 셈이에요.
 
사진2
그림 2. 이탈리아 중부의 아펜니노 산맥에 사는 아펜니노 불곰. 이들은 성격이 매우 온순한 것으로 유명한데, 최근 연구 결과 인간과의 상호작용이 이들의 성격을 온순하게 변화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Bruno D’Amicis/ Molecular Biology and Evolution

비록 살 곳이 줄어들고 유전적 다양성도 낮아져 멸종 위기에 처했지만, 곰들은 스스로 ‘순둥이’가 되는 선택을 통해 인간과의 갈등을 줄이며 지금까지 버텨올 수 있었어요. 과학자들은 이렇게 바뀐 곰들의 특별한 성격이 앞으로 이들을 보호하는 데 아주 소중한 보물이 될 거라고 말했답니다.
 
북극곰의 눈물겨운 생존 작전, “풀이라도 먹어야 살 수 있어요”

북극곰 하면 얼음 위에서 물개를 사냥하는 늠름한 모습이 떠오르죠? 하지만 지구가 점점 뜨거워지면서 북극곰들의 고민이 깊어졌어요. 물개를 잡을 때 발판으로 쓰는 바다 얼음(해빙)이 녹아 사라지고 있거든요. 사냥을 못 해 배를 곯게 된 북극곰들은 멸종이라는 무서운 위기에 처하게 됐지요.
 
사진3
그림 3. 기후 변화로 사냥터인 해빙이 줄어들자, 최근 일부 북극곰들은 살아남기 위해 고기 대신 식물을 먹을 수 있도록 유전자를 바꾸고 있다. ⓒShutterstock

그런데 최근 그린란드 남동부에 사는 북극곰들에게서 눈물겨운 변화가 발견됐어요. 이곳은 다른 북극보다 기온이 높고 얼음이 일찍 녹는 곳인데요,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학교 연구팀은 이곳의 북극곰들이 굶어 죽지 않기 위해 유전자를 바꾸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어요. 비결은 바로 ‘도약 유전자’라는 건데요. 이 유전자는 이름처럼 DNA 안을 폴짝폴짝 뛰어다니며 유전자가 작동하는 방식을 바꾸는 아주 특별한 조각이에요. 
 
보통 진화는 수만 년이 걸리지만, 이 도약 유전자가 비상벨처럼 활발하게 움직인 덕분에 북극곰들은 단 200년 만에 몸을 바꾸고 있어요. 지방이 많은 물개 대신 주변의 거친 식물이라도 먹어서 소화할 수 있도록 말이죠. 다만 이것은 즐거운 변신이 아니라, 사라져가는 얼음 위에서 살아남기 위한 북극곰들의 절박한 선택이랍니다.
 
이처럼 이탈리아 불곰의 성격이 변하고 북극곰의 입맛이 바뀐 것은 인간이 바꾼 환경에 적응하려는 곰들의 필사적인 노력이에요. 인간 활동이 의도치 않게 동물의 유전자와 진화의 방향까지 바꿔놓고 있는 것이죠. 곰들이 스스로 설계도까지 고쳐가며 버티는 모습은 우리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던져요. 곰들의 노력이 슬픈 선택이 되지 않도록, 이제는 우리가 지구 온난화를 늦추고 자연을 지키는 작은 실천으로 답해야 할 때입니다.
 
20260223인간곰유전자변형 250x250
 
※ 교과서 연계 - 이번 과학향기 에피소드는 어떤 교과 단원과 관련돼 있을까? 

3학년 2학기 과학 - 동물들의 생활
5학년 1학기 과학 - 다양한 생물과 우리 생활

글: 오혜진 동아에스앤씨 기자/ 일러스트: 감쵸 작가
평가하기
추천 콘텐츠
인기 에피소드
쿠키를 지원하지 않는 브라우저이거나 브라우저 설정에서 쿠키를 사용하지 않음으로 설정되어 있는 경우 사이트의 일부 기능(로그인 등)을 이용할 수 없으니 유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메일링 구독신청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