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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절기만 되면 가려움, 왜 그럴까?
<KISTI의 과학향기> 제3237호 2018년 10월 24일날씨가 쌀쌀해지는 가을이 되면 아침 저녁으로 몸에 두드러기가 났다 사라지는 사람이 있다. 일시적이라면 그냥 넘길 수 있지만 환절기 내내 반복되기도 한다. 여름 내내 괜찮았다가 왜 날씨가 바뀔 때쯤 피부가 약해지는 걸까?
환절기는 피부장벽이 약해지는 때
환절기에 몸이 가려운 이유는 피부장벽이 망가졌기 때문이다. 피부장벽은 우리 피부에서 가장 바깥쪽에 위치한 각질층을 말한다. 각질층은 지질로 이뤄진 이중막 구조로 우리 몸 안의 수분이 손실되는 것을 막아 주는 역할을 한다. 또 외부의 해로운 물질로부터 몸을 보호해 주기도 한다.
그런데 환절기가 되면 피부의 각질층이 약해진다. 한랭 건조한 겨울 공기로 인해 갑작스럽게 피부는 건조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낮에 덥다가도 해만 지면 갑자기 추워지는 변덕스러운 날씨 탓에 피지선과 땀샘이 제 기능을 못하기도 한다. 그럼 제때 땀과 기름이 배출되지 않아 피부는 더 건조해지고, 각질이 일어나면서 가려움은 더 심해진다.
이렇게 각질층이 약해진 피부는 보호막을 잃은 것과 같다. 그 결과 외부환경에 피부가 그대로 드러나면서 점점 예민한 상태가 된다. 특히 요즘에는 대기 중 미세먼지 양이 많아지면서 피부가 더 많은 자극을 받게 된다. 그럼 평소보다 더 많이 가려움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가려움은 몸의 면역 반응으로 생긴다
그렇다면 외부에서 받은 자극이 어떻게 가려움을 일으키는 걸까? 한두 가지만으로는 가려움의 원인을 설명할 수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우리 몸에서 나오는 ‘히스타민’이라는 물질이 가려움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히스타민은 외부의 자극이 가해졌을 때 우리 몸을 방어하기 위해 분비되는 물질이다. 피부 진피층에 있는 ‘비만세포’가 활성화되면 그 안에서 분비된다.
우리 몸은 몸에 해로운 물질이 들어오면 백혈구가 나와 이를 없애 주는 면역체계를 갖고 있다. 이때 히스타민이 혈관을 확장시켜 백혈구가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히스타민이 표피층에 있는 신경인 ‘자유신경종말’과 만나게 된다. 개구리 발처럼 갈라져 있는 자유신경종말은 우리 몸의 맨 바깥에서 감각을 느끼는 부분으로 고정돼 있지 않고 움직일 수 있다. 그래서 마치 자석에 끌려가듯 히스타민이 있는 진피층 근처로 이동한다. 그럼 자유신경종말은 히스타민에 의해 자극을 받고 되고, 이 자극은 척수를 따라 뇌에서 감각을 처리하는 대뇌피질(두정엽)에 전달된다. 대뇌피질은 이 자극을 가려움이라고 판단하고 긁으라는 명령을 내리게 되는 것이다.
긁어도 또 긁고 싶은 이유는 세로토닌 때문
가려움이 괴로운 건 한번 긁으면 계속 긁고 싶고, 긁을수록 가려움이 더 심해진다는 것이다. 이렇게 가려움이 쉽게 멈추지 않는 이유는 뇌에 있다. 우리의 뇌는 가려운 곳을 긁는 행동을 ‘통증’으로 인식한다. 이 통증을 줄이기 위해 ‘세로토닌’을 분비한다. 세로토닌은 뇌의 행복한 감정을 느끼게 해 주는 신경전달물질이기 때문에 긁었을 때 시원함과 쾌감을 느끼게 된다.
그런데 이 세로토닌이 가려움을 전달하는 신경회로를 자극해 가려운 증상을 더 악화시킨다는 사실이 최근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첸 조우펭 미국 워싱턴대 의대 교수팀은 쥐의 특정 유전자를 조작해 세로토닌이 분비되지 않도록 한 뒤, 가려움을 느끼도록 자극했다. 그러자 이 쥐들은 정상 쥐보다 덜 긁었다. 이후 다시 세로토닌을 주입하자, 정상 쥐만큼 긁는 행동이 두드러지게 늘어났다. 세로토닌이 가려운 증상을 증폭시킨 것이다.
하지만 긁어서 시원함을 느끼는 것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 긁으면 긁을수록 오히려 피부가 더 손상된다. 그 결과 피부가 점점 예민해져서 가려움을 더 느끼게 되는 악순환이 일어나게 된다.
가려움은 스트레스나 불안, 긴장 등 심리 요인에 의해 더 심해질 수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가렵다고 무조건 긁지 말고 미지근한 물로 씻어 내거나 스트레스를 제때 풀어 평소에도 심리적인 안정을 취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평소에 집안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샤워를 한 뒤에는 보습제를 발라 수분을 보충한다. 그래도 가려움이 심하다면 꼭 피부과 전문의를 찾는 게 좋다.
글 : 이윤선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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