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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에 단백질로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인공 심장판막 개발
<KISTI의 과학향기> 제3022호 2024년 01월 01일정세용 세브란스병원 소아심장과 교수와 홍진기 연세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이 누에나방의 유충인 누에가 만들어 내는 천연 단백질로 기존보다 내구성을 높인 심장판막질환용 인공 판막을 만드는 기술을 제시했다. 이는 심장판막질환 환자의 안정성과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친환경적인 효과도 기대된다.
심장판막 4개는 열리고 닫히면서 혈류의 흐름을 조절한다. 퇴행성 변화나 선천성 심장병 때문에 판막의 여닫이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심장 내부가 좁아지는 협착이나 혈액 역류가 발생해 호흡곤란 같은 심부전 증세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인공 판막으로 기존의 판막을 대체하는 판막 치환술이 최종 치료로 시행된다. 현재 사용하는 대체 인공 판막으로는 금속으로 만든 기계 판막과 소나 돼지 등 동물의 판막으로 만든 동물 조직 판막이 있다. 기계 판막을 사용하면 혈전이 잘 발생해 피가 굳는 것을 막는 항응고 요법을 평생 받는다. 이 때문에 출혈로 인한 합병증 위험성이 커진다. 동물 조직 판막은 판막 기능 부전이 발생할 수 있어, 재수술이나 시술을 받아야 하는 단점을 갖는다. 따라서 신소재를 활용한 인공심장 판막 개발이 꼭 필요한 실정이다. 하지만 심장의 압력을 견딜 만큼 높은 강도와 내구성, 탄성을 가진 대체제를 구할 수 없어. 신소재 판막을 개발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연구팀은 누에 단백질 ‘실크 피브로인’으로 심장판막 모양을 만들어 성능을 평가했다. 실크 피브로인은 무색‧무취의 섬유 단백질로 인체에 해롭지 않으며, 최근 의료 분야에서 기능성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실크 피브로인이 가진 엉킴 현상을 극대화해 내구성 등을 강화하는 기법을 적용했다. 실제 심장의 박동과 비슷한 압력을 실크 피브로인으로 만든 인공 판막에 가해 내구성을 확인한 결과 일반 천연 실크로 만든 판막보다 강도는 13.8배, 탄성도는 10.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심장 박동 테스트에서도 높은 내구성을 보였다. 일반적인 수축기 혈압 범위인 60-180밀리미터수은(mmHG)을 넘어서는 압력에서도 인공 판막은 기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실제 체내에서 생길 수 있는 부작용 등을 확인하기 위해 진행한 혈액 적합성 검사에서도 혈전 형성, 석회화 등 혈류를 방해할 만한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았다.
정세용 교수는 “이번 연구에 대한 후속 실험을 계속해 반복적인 수술 등으로 고통받는 판막 질환 환자들의 편의성과 안정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홍진기 교수도 “연구 결과가 여러 의료 분야로 확대 사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더 펑셔널 머터리얼즈’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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