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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금아! 무엇을 넣었느냐?-궁중음식과 건강
<KISTI의 과학향기> 제87호 2004년 01월 30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건강은 최대의 관심사 중의 하나이다. 최근에는 궁중음식을 소재로 한 TV 드라마 ‘대장금’의 영향으로 그 동안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궁중 음식들이 새롭게 조명 받고 있다. 특히 대장금의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궁중음식은 단지 음식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왕의 건강까지 고려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그 중 최고 상궁의 자리를 놓고 한상궁과 최상궁이 경합을 벌이는 장면에서 나온 팔과탕과 오자죽을 기억하는가. 이 두 음식은 맛 뿐 아니라 약으로서의 효능 또한 탁월하다고 해 시청자들의 관심을 한데 모은 바 있다. 팔과탕은 중종에게 창증(滄症;입안 또는 입술이 허는 증상)이 빈번히 일어나 한상궁이 이를 예방하고자 만든 음식이다. 거북이의 머리와 다리를 주 재료로 삼고 여기에 동충하초, 생강, 파, 맑은 닭육수, 인삼, 밤, 대추, 은행, 표고버섯, 목이버섯 등을 함께 고아 만든다.
거북이는 십장생 중 하나로 불려질 만큼 장수를 상징하는 동물이다. 수명이 300년을 넘는다고 하니, 그리 근거 없는 말은 아닌 듯 싶다. 흥미로운 것은 거북이의 어느 부위 하나 버릴 것 없이 모두 훌륭한 약재로 사용된다는 것인데, 거북이의 껍질은 열을 내리는데 효과가 있으며, 머리 부위는 산후 조리, 고기는 심장의 기운을 강화시키는 데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피는 결핵 및 산후 발열 등에, 쓸개는 치질 치료에 효과가 있으며, 지방은 자양강장제로 사용된다고 하니 그야말로 일거다(多)득인 셈. 안타까운 것은 환경오염 등으로 거북이를 구하기 힘들어 최근에는 자라가 대용으로 쓰이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동충하초(冬蟲夏草)는 말 그대로 겨울에는 벌레, 여름에는 버섯이 되는 약재이다. 넓은 의미에서는 곤충류에서 피어나는 버섯을 동충하초라 하는데, 모두 약재로 사용하는 것은 아니라 한다. 주로 사용되는 것은 박쥐나방의 유충에서 기생해 자란 자실체(포자를 만드는 영양체) 부분. 여기에는 면역증강 물질인 코디세핀(Cordycepin)과 아미노산(Amino Acid) 등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고혈압, 동맥경화, 암 등의 예방 및 치료에 효과가 있다.
한편 오자죽은 복숭아씨, 호두, 잣, 깨, 살구씨 등 다섯 가지 씨앗으로 섞어 만든 것이다. 드라마에서 금영은 “오자죽은 입맛을 돋워 줄 뿐만 아니라 음식의 소화를 돕고, 더구나 음식을 먹은 후 통변을 이롭게 해, 진연(進宴)처럼 많은 음식을 드시기 전에 드시면 좋다”라고 설명한다.
이 중 복숭아씨는 어혈(체내 혈액이 뭉치는 것)을 제거하고 피를 잘 돌게 할 뿐만 아니라 변비나 타박상, 맹장염 등에 널리 쓰이는 한약재중 하나. 살구씨는 가래를 삭이고 기침을 멎게 하며 기관지염 치료에 효능이 있다. 특히 이 두 약재는 양귀비가 사용했을 정도로 피부 미용에도 좋은 재료인데, 이 두 씨앗을 곱게 빻아 꿀이나 계란 흰자에 개어 바르면 여드름, 기미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밖에 잣이나 호두는 양기를 보호하고, 깨는 간과 신장의 기운을 강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오자죽은 속이 차거나 장이 예민한 사람은 조심해야 한다. 설사를 더 심하게 해 원기를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음식과 약재는 그 뿌리가 같다고 했다. 아무리 좋은 재료로 만들어졌다 하더라도 먹는 사람의 상태에 따라 독이 될 수 있는 것이 바로 음식이기 때문이다. 드라마에서처럼 궁중음식은 최상의 재료로 만든 최고의 음식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여기에 먹는 사람의 건강까지 생각하는 궁녀들의 정성과 수고가 더해졌기에 진정한 최고에 음식이라 일컬어지는 것은 아닐까. (과학향기 편집부)
거북이는 십장생 중 하나로 불려질 만큼 장수를 상징하는 동물이다. 수명이 300년을 넘는다고 하니, 그리 근거 없는 말은 아닌 듯 싶다. 흥미로운 것은 거북이의 어느 부위 하나 버릴 것 없이 모두 훌륭한 약재로 사용된다는 것인데, 거북이의 껍질은 열을 내리는데 효과가 있으며, 머리 부위는 산후 조리, 고기는 심장의 기운을 강화시키는 데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피는 결핵 및 산후 발열 등에, 쓸개는 치질 치료에 효과가 있으며, 지방은 자양강장제로 사용된다고 하니 그야말로 일거다(多)득인 셈. 안타까운 것은 환경오염 등으로 거북이를 구하기 힘들어 최근에는 자라가 대용으로 쓰이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동충하초(冬蟲夏草)는 말 그대로 겨울에는 벌레, 여름에는 버섯이 되는 약재이다. 넓은 의미에서는 곤충류에서 피어나는 버섯을 동충하초라 하는데, 모두 약재로 사용하는 것은 아니라 한다. 주로 사용되는 것은 박쥐나방의 유충에서 기생해 자란 자실체(포자를 만드는 영양체) 부분. 여기에는 면역증강 물질인 코디세핀(Cordycepin)과 아미노산(Amino Acid) 등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고혈압, 동맥경화, 암 등의 예방 및 치료에 효과가 있다.
한편 오자죽은 복숭아씨, 호두, 잣, 깨, 살구씨 등 다섯 가지 씨앗으로 섞어 만든 것이다. 드라마에서 금영은 “오자죽은 입맛을 돋워 줄 뿐만 아니라 음식의 소화를 돕고, 더구나 음식을 먹은 후 통변을 이롭게 해, 진연(進宴)처럼 많은 음식을 드시기 전에 드시면 좋다”라고 설명한다.
이 중 복숭아씨는 어혈(체내 혈액이 뭉치는 것)을 제거하고 피를 잘 돌게 할 뿐만 아니라 변비나 타박상, 맹장염 등에 널리 쓰이는 한약재중 하나. 살구씨는 가래를 삭이고 기침을 멎게 하며 기관지염 치료에 효능이 있다. 특히 이 두 약재는 양귀비가 사용했을 정도로 피부 미용에도 좋은 재료인데, 이 두 씨앗을 곱게 빻아 꿀이나 계란 흰자에 개어 바르면 여드름, 기미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밖에 잣이나 호두는 양기를 보호하고, 깨는 간과 신장의 기운을 강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오자죽은 속이 차거나 장이 예민한 사람은 조심해야 한다. 설사를 더 심하게 해 원기를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음식과 약재는 그 뿌리가 같다고 했다. 아무리 좋은 재료로 만들어졌다 하더라도 먹는 사람의 상태에 따라 독이 될 수 있는 것이 바로 음식이기 때문이다. 드라마에서처럼 궁중음식은 최상의 재료로 만든 최고의 음식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여기에 먹는 사람의 건강까지 생각하는 궁녀들의 정성과 수고가 더해졌기에 진정한 최고에 음식이라 일컬어지는 것은 아닐까. (과학향기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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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음식에 들어있는 과학이야기군요. 오자죽과 팔과탕의 효능이 놀랍네요. 조상들의 지혜가 대단하네요.
2009-04-14
답글 0
현대처럼 의학이나 과학기술이 발전하지 않은 옛날에 우리 조상들이 음식에 들어 있는 이로운 성분들을 어찌 그리 잘 알아내었는지 궁금합니다. ^^
2009-04-13
답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