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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과학

FOCUS

후각 매커니즘의 신비에 도전한다

<KISTI의 과학향기> 제2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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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보고 듣는 것과 마찬가지로 온갖 냄새를 맡고 그것을 구분하는 것을 매우 쉽고 자연스런 일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사실 그 과정은 그다지 간단하지 않다. 또한 시각, 청각과 같은 인간의 다른 감각에 비해서 후각에 관한 메커니즘은 아직도 많은 부분들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채 신비에 쌓여 있다. ‘냄새’의 근원을 제공하는 것은 해당 물질로부터 확산되어 나온 휘발성의 미립자인데, 이들이 공기 중에 섞여서 코 안으로 들어가면 후각 상피세포를 자극하게 된다. 후각 상피세포는 콧속의 점막에 위치한 일종의 센서라고 볼 수 있으며, 후각 상피세포에는 각각의 냄새 분자와 결합하여 이를 감지할 수 있는 후각 수용체가 있는데, 인간의 경우는 그 수가 약 1,000여 개에 달한다. 그리고 후각 수용체는 각각의 냄새를 감별할 수 있다. 코 안의 후각 수용체가 냄새를 감지하게 되면 후각 상피세포가 활성화되어 전기적 신호를 발생시키고, 이 신호는 뇌의 중추신경으로 전달되어 후각 중추를 통하여 냄새 감각을 자극하게 된다. 또한 뇌는 각각의 냄새 패턴을 기억해 두었다가, 후에 비슷한 냄새가 났을 때에 기억을 되살림으로써 수많은 냄새들을 구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인간이 인지하고 기억할 수 있는 냄새의 종류는 약 1만 가지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후각 수용체의 수는 고작 1,000여 개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각각의 수용체에 관여하는 유전자 중에서 제대로 작동하는 것은 그 절반도 안 되는 375개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를 통하여 10배가 넘는 종류의 냄새를 감별한다는 것은 곧 인간이 인식하는 냄새가 복합적일 뿐 아니라, 각각의 수용체가 여러 종류의 냄새 분자와 결합을 하고, 또한 냄새 분자들 역시 여러 개의 수용체와 반응을 일으킨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각각 어떤 종류의 냄새 분자가 정확하게 어느 수용체에 반응하는지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으며, 수용체의 단백질 구조 역시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채 후각에 관한 구체적인 메커니즘은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는 것들이 많다. 후각의 신비가 아직도 다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인간이나 동물의 코를 모방한 ‘전자 코 시스템’은 이미 국내외에서 개발된 바 있다. 전류가 흐르는 센서에 특정 기체 분자가 닿을 경우에 전기저항이 변화하는 성질을 이용하거나, 냄새를 일으키는 휘발성 분자와 결합하면 색이 변하는 색소를 지닌 특정 물질을 냄새 센서로 이용하는 방식 등이다.

예를 들면, 냄새 분자가 금속포피린이라는 화합물과 결합하면 이 분자의 전자 상태가 바뀌면서 색이 변하는데, 금속 이온의 종류를 바꾸어주면 휘발성 냄새 분자에 대한 반응성과 색도 각각 바뀌게 된다. 따라서 센서의 수를 늘리면 수많은 냄새를 다 인식하지는 못할지라도, 몇 가지 냄새는 판별할 수 있어서 전자 코로서 기능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인간이 냄새를 기억하는 뇌의 정보처리 과정과 유사한 패턴인식 신호처리기술을 전자 코에 응용하여, 냄새에 관한 일정한 정보를 연속적으로 학습시켜 주면 사람과 마찬가지로 학습 효과를 통하여 냄새를 인식하고 감별해 낼 수 있다. 즉 라일락 꽃 향기에 관한 데이터를 전자 코에 저장하면 나중에 라일락 꽃 냄새를 알아낼 수 있고, 마찬가지로 다른 여러 가지 냄새도 패턴 별로 분류하여 기억을 통하여 구별할 수 있다.



전자 코가 아직은 사람의 코를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몇 가지 측면에서는 도리어 사람의 코가 지니지 못한 장점도 있다. 즉 일산화탄소나 유독가스처럼 사람이 맡을 수 없거나 인체에 큰 해를 끼치는 물질의 냄새도 감지할 수 있고, 그밖에도 사람이 정확히 구별하기 어려운 냄새들도 감별할 수 있다. 또한 사람의 코는 처음에는 냄새에 민감할지 모르나 쉽게 피로해져서 연속적으로 냄새 감별을 하기는 쉽지 않으나, 전자 코는 이런 문제도 없다.



일부 전자 코는 실용화 단계인데, 햅쌀과 묵은 쌀의 차이를 냄새를 통하여 감별할 수 있고 또한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바 있는 중국산 인삼을 국산 인삼과 정확히 구분할 수 있다고 한다. 앞으로 전자 코가 더욱 발전하게 된다면, 백화점이나 슈퍼마켓 등에서 판매되는 각종 식품의 원산지 및 유효기간 경과 여부, 유해성 등도 판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병원에서는 냄새를 통한 병의 진단에도 응용하는 등, 보다 많은 분야에서 여러 가지로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글:최성우-과학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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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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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향기를 통해서 또 하나의 새로운 지식을 얻어가네요 고맙습니다~!^^

2009-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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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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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좋은 기사 감사드립니다. ^^

2009-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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