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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기술로 피부 주름 없앤다? 미용과 나노기술

<KISTI의 과학향기> 제323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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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름 없는 피부’, ‘백옥같이 하얀 피부’를 마다하는 사람이 있을까. 이 때문에 TV나 인터넷에 등장하는 수많은 화장품 광고는 젊고 탄력 있는 피부를 유지하려는 사람들의 욕구를 파고든다. 화장품 회사들이 광고 모델로 전지현, 손예진, 장동건, 정해인 등 당대 톱스타를 기용하는 것도 소비자의 욕구를 자극하기 위해서 아니겠는가.
 
그런데 정말 화장품 광고 문구 그대로 화장품을 바르기만 하면 주름이 옅어지고 하얀 피부가 될까? 정확한 답은 '화장품 구성성분을 따져봐야 알 수 있다'다.
 
 
나노기술로 피부 깊숙이 스며드는 화장품을 만든다
 
피부는 겉면부터 각질층, 표피층, 진피층, 피하조직으로 구성돼 있다. 표피층은 외부로부터 인체를 보호하는 천연 ‘보호막’이지만 화장품에게는 천연 ‘장벽’과도 같다. 주름개선이나 미백 등의 효과를 내는 생체활성물질이 효과를 보려면 화장품 성분이 진피층까지 충분히 흡수돼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화장품에 포함된 생체활성물질은 그 자체로 상태가 불안정한 데다 피부 투과율이 0.5~3.0% 이하여서 흡수율이 낮은 편이다. 주름 완화나 탄력 개선 효과가 있는 비타민이나 펩타이드 성분은 빠르게 산화되는 단점이 있어, 피부에 바르면 진피층으로 흡수되기 전에 제 기능을 잃어버리기 쉽다. 또한 화장품 주요 구성성분들은 입자 크기가 피부 표피세포 사이 간격보다 커서 표피층을 통과하기 어려운 편이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여 피부 진피층까지 유효 성분을 흡수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20세기 말부터 급속히 발전한 나노기술(NT)과 바이오기술(BT) 융합이 고민의 돌파구가 되었다.
 
나노는 10억 분의 1미터 크기의 입자로,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10만 분의 1, 원자 3~4개의 크기에 해당할 정도로 아주 작은 단위를 의미한다. 최근 들어 100 나노 이하의 나노입자가 만들어지기 시작했고, 이러한 입자를 활용한 ‘나노화장품’이 생산되기 시작했다. 화장품의 유효성분을 나노 크기의 극미세입자로 만들거나 나노 크기의 캡슐을 제작해 피부 깊숙이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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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화장품의 가장 큰 과제는 어떻게 하면 피부 깊숙히 스며들게 할 수 있느냐다. (출처: shutterstock)
 
나노화장품의 다양한 제조 기술
 
대표적인 나노화장품 제조 기술에는 '리포솜'이 있다. 리포솜은 물을 좋아하는 머리 부분(친수성)과 기름을 좋아하는 꼬리 부분(소수성)으로 구성된 동그란 캡슐로 마치 축구공처럼 생겼다. 리포솜의 가운데 빈 공간에 비타민 등의 피부개선 성분들을 넣는다. 리포솜은 피부 각질층을 통과해 피부 속에서 붕괴된다. 이때 내부에 담아뒀던 유효성분이 피부 진피층으로 전달된다.
 
최근에는 리포솜과 비슷한 ‘니오솜’이라는 나노물질도 각광 받고 있는데, 리포솜과 구조가 비슷하면서도 보관 기간이 길다는 장점이 있다. 일례로 랑콤은 1995년 출시한 ‘ㅍ’ 브랜드 화장품에서 비타민A를 니오솜이라는 나노 구조체 내부에 넣어 피부 진피층으로 효과적으로 전달시킬 수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외에 유화(에멀전) 기술도 유명하다. 유화는 물과 기름처럼 서로 섞이지 않는 액체에서 한 액체가 다른 액체에 대해 안정성 있는 콜로이드(colloid) 상태로 분산돼있는 용액을 말한다. 화장품 제조 핵심기술로, 최근 들어 50~500nm 크기의 나노 에멀전 기술의 활용이 활발해지는 추세다. 이외에도 피부 유효성분을 보호하기 위해 성분 입자 주위를 코팅하는 ‘캡슐화 기술(encapsulation)’도 연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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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리포솜의 3D 이미지. (출처: shutterstock)
 
미용에 응용된 나노기술은 의료 처치로 확대되고 있다
 
한편 나노화장품은 미용적인 측면을 넘어 상처 치료 같은 의학적인 부문으로 확대되고 있다. 우리 몸에 상처가 나면 주위에 혈액 성분 중 하나인 혈소판이 응집하고, 형질전환 증식인자 등 다양한 인자가 상호작용하여 세포 작용을 촉진해 상처가 낫게 된다.
 
현재 상처 치료제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것은 ‘EGF(상피세포 성장 인자)’다. EGF는 과거 화상 환자 상처치료에 주로 사용됐지만 대량생산기술이 개발되면서 피부과 시술 후 바르는 재생크림 등에도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EGF를 얻기 위해서는 이를 박테리아에서 과량 발현시켜야 하는데, 회수율이 낮아 정제 과정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다.
 
이를 해결하고자 아미노산을 이용한 펩타이드가 차세대 상처치료 물질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연구를 보면 15개 이하의 아미노산으로 펩타이드를 제조해 상처 부위에 바르면 섬유아세포의 콜라겐 생성량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부 재생 또는 상처 치유에 효과가 있다는 말이다. 이러한 기능을 가진 펩타이드를 피부 속으로 잘 전달할 수만 있다면 건선이나 아토피 같은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을 치료하고 상처 입은 피부를 재생할 수도 있다.
 
최근 KAIST 생명과학과 전상용 교수 연구팀은 피부 전달을 통해 건선을 치료할 수 있는 펩타이드 치료제를 개발했다. 건선 피부는 각질층이 매우 두꺼워 피부로 펩타이드를 투과시켜 표적 약물 치료를 하는 데 기술적인 한계가 있다. 먼저 연구팀은 건선을 유발하는 인자인 ‘STAT3’ 단백질을 억제하는 STAT3 억제 펩타이드를 제조했다. 그리고 이 펩타이드가 특정 조건에서 30㎛의 매우 작은 원반 모양의 나노입자를 안정적으로 형성함을 발견했다.
 
이에 연구팀은 수십 나노미터 크기의 원판형 나노입자로 구성된 STAT3 억제용 펩타이드를 특수한 제형으로 만들어 실험 동물에게 투여했다. 그 결과 항염증 효과가 나타나는 것을 입증했고 건선 발병의 핵심 요소인 각질세포의 과증식을 막는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다음으로 연구팀은 KAIST 의과학대학원 김필한 교수와 공동으로 펩타이드가 피부 속에 얼마나 깊이 투과되는지 관찰해, 나노입자가 각질층을 거쳐 진피층 상부까지 전달된다는 점도 아울러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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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3. 건선을 유발한 쥐 중   STAT3 억제 펩타이드를 쓴 쥐에 피부에 특수 제형이 깊이 침투했고 재생력도 뛰어났다. (출처: KAIST)
 
이렇듯 나노기술을 이용한 미용은 피부를 아름답게 관리하는 것을 넘어 건강한 삶과도 연결된, 미래 헬스케어의 중요한 축이다. 피부의 건강과 아름다움을 함께 유지해나가는 데에 나노기술이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도 나노기술을 통해 나아질 우리 삶의 다양한 혜택이 기대된다.
 
글: 목정민 과학칼럼니스트/일러스트: 이명헌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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